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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조피아노 건축사무소 (Renzo Piano Building Workshop | Paris)
참여_개념설계, 기본설계, 실시설계, 디자인 설계감리, 2015 완공
렌조 피아노의 첫 번째 한국프로젝트
세종로와 청진동에 두 개의 오피스 건축물이 하나의 마스터 플랜으로 계획, 설계되었다. 세종로 쪽은 인허가와 심의 등으로 기간이 더 연장되었고, 2015년 1월 청진동쪽 KT EAST라는 이름으로 먼저 완공되었다. 퐁피두센터를 시작으로 이름이 널리 알려진 이탈리아 건축가 렌조 피아노의 완숙한 건물들(런던 샤드타워, 시카고 사이언스 뮤지엄)에서 보여주었던 실험과 기술 과정이 서울의 KT사옥(청진)에도 그대로 보여진다. RPBW(렌조 피아노 빌딩 워크샵)의 응축된 설계 노하우가 한국에 소개되는 첫 번째 프로젝트이면서, 더불어 오피스 설계의 기준을 높이는 계기가 되는 작업이 될 것을 기대한다.
계기와 컨셉
KT 광화문 사옥대지에는 그 동안 몇 차례에 걸친 해외 건축가들을 통한 건축공모전이 있었으나, 결정된 건축가는 없었다. 2010년 렌조 피아노팀이 처음으로 서울을 찾았을 때, 렌조 피아노는 "세종로가 한국의 샹젤리제와 같은 곳이며, 서울에서 차지하는 중요한 위치와 아름다운 경복궁과의 연계성이 인상 깊다"고 표현했다. 특히 구 사옥의 옥상층에서 바라본 인왕산, 삼각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풍경에 큰 감명을 받았고, 곧 프랑스 파리의 사무실에서 설계가 시작되었다.
시민에게 자연을 돌려준다는 개념과 공기업에서 사기업으로 탈바꿈한 KT의 투명한 이미지 구축이 중요한 설계의 개념이 되었다. 투명성은 오피스 입면의 크리스탈 컨셉으로, 공공성은 지상과 옥상의 공원으로 반영되었다. 투명성과 빛은 RPBW의 중요한 설계 요소인데, 물리적인 공간의 창조가 무형의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는 작업을 가능하게 한다.
공간적으로는 1층 전체에서 수직동선이 있는 공간과 로비 공간을 제외하고, 지상 레벨에 마운딩 녹지가 있는 필로티로 구성되었다.
프로세스
한국에 지어지는 건축물의 해외건축가로서는 드물게 개념설계(CONCEPT DESIGN)단계부터 완공(CONSTRUCTION DOCUMENTS)단계까지 건축가가 관여한다는 조건으로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다. 이는 건물의 건설과정과 완공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 RPBW의 철학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설계감리는 건축가의 의무적인 요소인데, 실시설계 이후, 시공 과정 중에 이루어진 건축가의 정기적인 디자인 감리 참여는 건물의 완성도를 높이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컨셉설계(CD), 기획설계(SD)와 기본설계(DD)는 파리의 RPBW에서 주로 진행되었고, 실시설계(CD)의 상당부분은 한국사무소인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와 함께 진행하였다. 다양한 기술에 많은 도전을 하는 RPBW는 KT광화문 사옥에서 더 명확하고 정확한 작업을 통해 도시의 삶과 사람들의 공간을 표현하려고 하였다.
한국에서 이루어지는 일반적인 건축프로세스를 넘어서는 협업 작업들, 엄청난 양의 도면들과 상세도 등은 시공의 오차를 줄여주는 역할을 했고, 건축가가 의도하는 디테일을 대부분 구현할 수 있는 방법으로 사용되었다.
밸류엔지니어링을 위한 노력은 건설의 마지막 순간까지 계속되었는데, 공사 진행과 함께 생겨나는 여러 상황에서, 문제점을 풀어나가며 높은 수준의 프로젝트 퀄리티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결정이 건축가의 고민과 제안을 통해 해소될 수 있었다.
RPBW의 많은 도면 작업과 협업이 있었지만 KT사옥의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의 논의가 이루어지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시공사와 건축가가 디테일에 대한 논의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이 아닌 한국의 형편이 드러난 부분이기도 하다.